나의 유산은 !!
어떻게 이번 더위 잘 견디고 계십니까?
안부 인사드리기가 두렵습니다.
대구 열대야가 보름을 훌쩍 넘기고도 식을 줄 모릅니다.
대구뿐이겠습니까.
작은 땅덩이의 우리나라 전체가
그렇습니다.
종일 사우나에 앉아있는 기분이 이런 것이겠지요.
도심은 폭염에 무방비 상태인 듯 느껴집니다.
빌딩 숲 속 닫힌 사무실이나
아파트의 닫힌 방안에서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쏟아내는 냉방열기는
자동차 배기가스나 담배 연기만큼이나 민폐이자 공해입니다.
저 또한 그런 방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소심하게 돌리면서...
숲이 적은 도시의 여름, 참 힘드시지요?
8월의 인근 들녘에는 벼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더군요.
뜨거운 태양은 논밭에 심어놓은 작물들을 생기있게 만들고 있고요,
경작지에 들어와 '잡초'라고 불리는 초록이나
들판이나 산지에 자란 들풀, 산야초도 호칭만 다를 뿐
한결같이 놀고 먹는 생명은 없었습니다.
놀고먹는 생명은 일부이겠지만 사람뿐이지 싶습니다.
유괴,살해,유기,총기난사,강도,사기...
다 자연에는 없는 끔찍한 행태들입니다.
도시에서나 벌어지는 일들이 이제 마음 휴식 길까지
위험하고 있습니다.
예방하고 조심하는 길 밖에요.
계절마다 따뜻한 시심으로 시민의 눈길을 사로잡아온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이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부터
여름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1991년 이래로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광화문을 지날때
또 어떤 아름다운 글귀가 걸려있나 내심 기다려지곤 합니다.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모두들 건네주고 건네주는'
이번 글귀는 장석남 시인의 시 ‘나의 유산은’에서 가져왔더군요.
광화문 광장에 바닥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어린 동심들은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 사이를 오가며
도심의 여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웃옷을 벗어 던지고 하늘만큼이나 가슴이 파아란
분수 사이의 아이들과 함께 어우러지고 싶었습니다.
‘나의 유산은’ 전문은 이렇습니다.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장마 큰물이 덮어다가 이내 지쳐서는 다시 내보여주는,
은근히 세운 무릎 상부같이 드러나는
검은 징검돌 같은 걸로 하고 싶어
지금은,
불어난 물길을 먹먹히 바라보듯
섭섭함의 시간이지만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꽃처럼 옮겨가는 목숨들의
발밑의 묵묵한 목숨
과도한 성냄이나 기쁨이 마셨더라도
이내 일고여덟 형제들 새까만 정수리처럼 솟아나와
모두들 건네주고 건네주는
징검돌의 은은한 부동(不動)
나의 유산은..."
이번 글귀에는 끊어진 길을 이어주는 징검다리와 같이 개인과 개인,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배려와 소통을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소통(疏通)’이란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하거나
또는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을 말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사회적인 이슈사항들이 많아짐에 따라 소통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통신의 발달 등으로 소통할 방법은 많아지고 다양해졌지만
마음과 마음의 소통은 아직 먼 것 같습니다.
이러한 소통의 불화(不通)는 연관사회를 병들게 하고
많은 사회적 비용을 야기시키기도 합니다.
서로를 적대적 관계로 인식하기보다
양보와 배려를 통해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이러한 ‘소통(疏通)’활동은 곧 ‘상생(相生)’성장을 가져오는 것이지요.
여기서 말하는 소통을 위해서는 서로를 위하는 존중과 배려가
필수적이어야 합니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는 소통을 이루기 어려우며,
서로를 위한 배려는 선택이 아니라 공존의 필수조건입니다.
그래야 서로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고,
서로 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져서일까요.
소통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시대입니다.
이는 그만큼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겠지요?
이 시에는 끊어진 길을 이어주는 징검다리와 같이 개인과 개인,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배려와 소통의 가치를 전해주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여기서 징검다리는 오가는 사람들에게 묵묵히 자신을 내어주는
'배려와 희생'을 의미하는 한편, 세대 간의 단절을 극복하는
'소통'을 상징하는 것일 겁니다.
물질 만능의 세태가 팽배한 요즘
'배려와 소통'이라는 삶의 소중한 가치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조금만 더 배려하고 함께 소통하고자 한다면
우리의 삶이 더욱 풍요롭고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물질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세대 간, 계층 간, 개인 간의 소통이 단절되어 가는 지금
징검다리와 같은 배려와 소통이 있는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당신의 아름다운 유산으로 남겨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을 해 보는
무더운 여름밤 제 마음의 풍경소리입니다.
휴가철입니다.
휴가는 잘 들 다녀오셨는지요?
저는 연이틀 가까운 이들의 부모님 문상으로 대구의료원으로
경북 성주로 다녀왔습니다.
삼복더위에 마음의 상처도 상처지만 육신까지 참으로 힘든 분들을
어떻게 위로할까 싶습니다.
출근길에 사람들이 많이 줄어 한산해지긴 하였지만
생업으로 여유가 없어 못 떠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고,
저처럼 마음을 쉬지 못하고 방황하는 여름나기도 있겠지요.
견디기 어렵지만 나무들처럼,
조용히 견디고 기다려야지요.
폭염빌딩에서.... 감사합니다.
'쓸데없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여름의 즐거움 (0) | 2012.08.28 |
---|---|
뇌를 알면 부부싸움이 줄어든다. (0) | 2011.05.27 |
이자제한법의 비밀 (0) | 2011.05.27 |
[스크랩] 정부출연 연구기관 목록 (0) | 2010.04.21 |
돈의 주인이 되는 4대 원칙 (0) | 2010.01.14 |